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처음 부딪히는 벽은 청소 동선도, 사진 촬영도 아니다. 운영할 집 자체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내 집이 없다면 남의 집을 빌려 전대하는 게 대표적인데, 이때 계약을 어떻게 맺느냐에 따라 합법과 불법이 갈리고, 같은 매출에서도 월 순마진이 흑자와 적자를 오간다. 경로는 넷이다. 자가 활용, 임차 후 전대, 위탁운영, 매입 — 각각의 계약 구조와 법적 요건, 그리고 형태별 마진을 숫자로 짚는다.
경로 ① 자가 활용 — 가장 단순하고, 가장 마진이 좋다
본인 소유(또는 가족 소유) 주택의 남는 공간이나 전체를 쓰는 경우다. 임대인 동의 문제가 없고 월세가 나가지 않으니 구조적으로 마진이 가장 높다. 다만 소유했다고 끝이 아니다. 국내에서 에어비앤비를 합법적으로 운영하려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농어촌민박업, 한옥체험업 등 숙박업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도시 지역에서 가장 일반적인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사업자가 그 주택에 실제 거주(전입신고)해야 하며 연면적 230㎡ 미만이어야 한다. 즉 자가라도 '내가 살지 않는 세컨드 하우스'는 이 업종으로는 등록이 안 될 수 있다. 자가 활용의 진짜 관문은 계약이 아니라 인허가 요건이다.
경로 ② 임차 후 전대 — 가장 흔하지만, 동의서가 전부다
초기 자본이 적은 지망자가 가장 많이 택하는 경로다. 월세로 집을 빌린 뒤 그 집을 게스트에게 단기로 다시 빌려주는 구조인데, 법적으로 이것은 전대(轉貸)에 해당한다. 그리고 민법 제629조는 명확하다.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하며, 위반하면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판례상 동의는 명시든 묵시든 인정되지만, 분쟁이 생겼을 때 '구두로 허락받았다'는 주장은 입증이 어렵다.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넣은 상태에서 계약해지를 통보받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임대차계약서 특약란에 전대 동의를 명시하거나 별도의 전대동의서를 받는다. 특약 문구는 대개 이런 형태다(예시이며, 법률 자문이 아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본 주택을 관광진흥법상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 숙박업 용도로 제3자에게 전대(단기 숙박 제공)하는 것에 동의한다. 관련 인허가·신고 의무 및 이로 인한 민원·손해의 책임은 임차인이 부담한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숙박업 용도'임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막연히 '전대 동의'라고만 쓰면 나중에 "장기 전대만 허락한 것"이라는 다툼이 생길 수 있다. 둘째, 서면으로 남긴다. 셋째, 계약 전에 공인중개사·변호사 등 전문가 검토를 거친다. 전대 구조는 임대인·임차인·게스트 3자 관계라서 표준 계약서만으로 커버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경로 ③ 위탁운영 — 몸은 편하지만 수수료 구조를 뜯어봐야 한다
집은 내가 확보하되(자가든 임차든) 게스트 응대·청소·요금 관리를 전문 운영사에 맡기는 형태다. 수수료는 업체·상품마다 크게 다른데, 언론 보도로 확인되는 범위를 보면 호텔 위탁운영은 통상 매출의 8~15%, 생활형 숙박시설의 수익중심형 위탁은 청소·세탁·소모품·관리 비용을 포함해 매출의 30%를 공제하는 사례가 있다. 숙박 판매 채널의 중개수수료가 별도로 10~20% 수준 붙는 상품도 있다. 그러니 "수수료 15%"라는 말만 듣고 계약하면 안 된다. 그 수수료에 청소비가 포함되는지, 플랫폼 수수료는 누가 내는지, 공실 때도 고정 관리비가 나가는지 — 정산서 항목 기준으로 확인해야 실제 내 몫이 계산된다.
경로 ④ 매입 — 숙박업이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 투자다
아예 집을 사서 운영하는 경로다. 월세가 없으니 운영 마진은 좋아지지만, 자기자본과 대출이자가 들어가는 순간 이건 숙박업 창업이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된다. 판단 기준도 달라진다. 숙박 매출만이 아니라 공실 위험, 금리, 매각 시점의 시세까지 계산에 넣어야 하고, 취득세·재산세·양도세가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세금 구조는 에어비앤비 호스트 세금 가이드에서 따로 정리했다.
형태별 마진 시나리오 — 같은 집, 다른 계약, 다른 손익
아래 표는 가상의 예시 물건으로 계산한 것이다. 실제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며, 지역·시즌·요금 전략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공통 가정: 1박 평균 20만 원(독채·투룸급), 월 최대 30박, 플랫폼 수수료는 2026년 5월부터 한국 호스트에게 적용된 호스트 전액 부담형 기준 15.5%, 청소·세탁·소모품 매출의 15%, 공과금·관리비 월 25만 원. 전대형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 위탁형은 전대 물건을 수수료 25%(청소·응대 포함형 가정)에 맡긴 경우, 매입형은 매입가 4억 원 중 2억 4,000만 원을 연 4.5% 대출(월 이자 약 90만 원)로 조달한 경우다. 보증금·자기자본의 기회비용과 재산세, 초기 인테리어 상각은 반영하지 않았다.
계약형태 × 가동률별 월 순마진 시나리오 (가상의 예시, 단위: 만 원)| 계약형태 | 가동률 60% (매출 360) | 가동률 75% (매출 450) | 가동률 90% (매출 5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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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가 활용 | 약 +225 | 약 +288 | 약 +3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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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차 후 전대 | 약 +75 | 약 +138 | 약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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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대 + 위탁운영 | 약 +39 | 약 +93 | 약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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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입 (대출 60%) | 약 +135 | 약 +198 | 약 +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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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에서 읽어야 할 건 절대 금액이 아니라 구조다. 전대형도 손익분기 가동률(이 예시에서는 약 42%)만 넘기면 흑자로 돌아선다. 다만 월세라는 고정비가 매출과 무관하게 나가므로, 신규 리스팅이 후기가 쌓이기 전 낮은 가동률일 때는 이 고정비가 그대로 부담이 된다. 전대에 위탁운영까지 얹으면 마진이 눈에 띄게 얇아진다 — 같은 가동률에서 자가의 절반 수준이라, 남의 집을 빌려 남에게 운영까지 맡기는 구조는 웬만한 요금 경쟁력 없이는 재미를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수수료율이 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에어비앤비 호스트 수수료와 직접 예약 전략에서 더 깊게 다뤘다.
물건 고르는 기준 — 예쁜 집이 아니라 등록되는 집
지망자들이 집을 '살고 싶은 집' 기준으로 고르는데, 순서가 틀렸다. 체크 순서는 이렇다.
- 합법 등록 가능 여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기준으로 주택이어야 하고(오피스텔은 대상이 아니다), 연면적 230㎡ 미만, 사업자 실거주가 요건이다. 에어비앤비는 2025년 10월 16일부터 영업신고 의무화를 전면 시행해, 영업신고증을 제출하지 않은 숙소는 2026년 1월 1일 이후 숙박 예약을 받을 수 없다. 등록이 안 되는 집은 아무리 예뻐도 사업이 성립하지 않는다.
- 입지. 외국인 게스트 기준으로 공항·주요 관광지 접근성, 지하철 도보 거리, 편의점·식당 인프라. 내국인 감성보다 검색 수요가 있는 동네인지가 먼저다.
- 경쟁 밀도. 같은 동네에 비슷한 평형·가격대 리스팅이 몇 개인지, 그들의 리뷰 수와 가동률 흔적(예약 캘린더)을 본다. 공급이 이미 포화면 가동률 가정 자체를 낮춰 잡아야 한다.
- 임대인 성향. 전대라면 동의서에 응할 임대인인지가 물건 조건보다 중요하다. 애초에 '숙박업 가능' 매물로 나온 물건 위주로 보는 게 시간을 아낀다.
흔한 실패 — 마진 계산 없이 인테리어부터 한다
가장 자주 보는 실패 패턴은 순서가 거꾸로인 경우다. 감성 인테리어에 2,000만~3,000만 원을 먼저 쓰고, 오픈하고 나서야 손익분기 가동률을 계산해 보는 것. 위 표에서 전대에 위탁운영까지 얹어 월 순마진이 39만 원(가동률 60%)에 그치는 구조라면, 인테리어 3,000만 원을 회수하는 데만 6년이 넘게 걸린다. 반대로 계산을 먼저 하면 결론이 달라진다 — 이 물건은 접고 월세가 싼 물건을 더 찾거나, 요금을 올릴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 물건으로 가거나. 인테리어는 마진 계산의 결과여야지, 출발점이어서는 안 된다. 무단 전대로 시작했다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보받고 인테리어 투자금을 통째로 날리는 경우는 최악의 조합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전대 동의, 인허가 요건, 위탁 계약서는 이 글로 감을 잡되,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반드시 공인중개사·변호사·행정사 등 전문가의 검토를 받기 바란다. 조례와 지자체 해석이 지역마다 달라서, 일반론만 믿고 움직이면 등록 단계에서 막히는 일이 실제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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