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서를 열고 '왜 이만큼밖에 안 들어오지?' 싶었다면 착각이 아니다. 2026년 들어 에어비앤비 수수료 구조 자체가 호스트에게 불리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숫자가 어디에 어떻게 붙는지 알아야,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도 보인다.
2026년 5월, 수수료 체계가 이렇게 바뀌었다
2026년 5월 25일부터 한국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를 대상으로 '단일 수수료(호스트-온리)' 체계로 전환했다. 이 방식에서는 호스트 정산금에서 약 15.5%가 차감된다. 종전에는 '분담형'이라 호스트가 약 3%를 내고, 게스트가 예약 소계의 약 14.1~16.5%를 따로 부담하는 구조였다. 게스트가 내던 몫이 사라진 대신, 그 부담이 호스트 쪽으로 통합된 셈이다. 게스트 화면의 표시가는 깔끔해졌지만, 호스트 입장에서는 한 번에 빠져나가는 금액이 눈에 확 띈다.
청소비와 할인에도 수수료가 붙는다
체감 부담이 표시 요율보다 크게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호스트-온리 수수료는 청소비 등을 포함한 예약 소계 전체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즉 손님에게 받은 청소비에도 수수료가 얹힌다. 여기에 더해, 호스트가 직접 건 할인이나 프로모션 금액도 호스트 정산에서 차감된다. 신규 손님을 잡으려고 가격을 내리면 그만큼 내 몫이 줄고, 그 위에서 수수료까지 계산되니 부담이 이중으로 겹치는 셈이다. 표시된 15.5%보다 실제로 손에 쥐는 비율이 더 줄어드는 느낌은 여기서 온다.
정률 수수료의 함정: 잘될수록 더 낸다
에어비앤비 수수료는 정률(%)이다. 매출이 두 배가 되면 수수료도 그대로 두 배가 된다. 방을 잘 굴려 예약이 늘수록 플랫폼에 내주는 절대 금액도 함께 불어난다는 뜻이다. 반면 직접예약 도구는 흔히 월 정액이라 매출이 늘어도 비용이 고정된다. 그래서 일정 규모를 넘기면 정률 수수료보다 정액 직판이 유리해지는 분기점이 생긴다. 예약이 꾸준히 들어오는 호스트일수록 이 계산을 한 번쯤 해볼 이유가 있다.
더 무서운 건 수수료가 아니라 '내게 남는 게 없다'는 점
수수료는 눈에 보이는 비용이다. 정작 더 뼈아픈 건 플랫폼 종속이다. 노출 알고리즘이 바뀌거나 계정이 정지되면 예약 파이프라인이 통째로 끊길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과거 게스트에게 직접 재마케팅하거나 연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손님이 다녀가도 그 명단과 연락처, 즉 고객 데이터가 호스트에게 남지 않는다. 한 호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5년을 굴렸는데 내게 남은 브랜드도, 다시 부를 손님 명단도 없다." 매출은 있었지만 자산은 쌓이지 않은 것이다.
에어비앤비 속 내 숙소는 '리스팅 1개'일 뿐이다
냉정하게 보면 에어비앤비 안에서 내 숙소는 브랜드도 스토리도 없는 리스팅 한 개다. 손님은 사진과 가격, 별점으로만 나를 옆집과 비교한다. 옆집이 5천 원 싸거나 별점이 0.1 높으면 그쪽으로 넘어간다. 아무리 정성껏 꾸며도 검색 결과 안에서는 그저 여러 카드 중 하나다. 반대로 직접예약 사이트에서는 손님이 내 숙소의 이름을 검색해서 들어오고, 내가 만든 세계관과 단골 혜택을 경험하며, 그 데이터가 내게 남는다. 리스팅은 빌린 자리이고, 브랜드는 내 소유다. 이 차이가 장기적으로 사업의 체급을 가른다.
팬을 애써 모아도, 걸 수 있는 건 결국 에어비앤비 링크뿐이다
여기에 많은 호스트가 놓치는 함정이 하나 더 있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로 열심히 팬을 모아도, 정작 걸 수 있는 링크는 결국 에어비앤비 링크뿐이라는 점이다. 내가 시간과 콘텐츠로 애써 모은 팬을, 다시 플랫폼으로 돌려보내 또 수수료를 무는 셈이다. 내 브랜드의 예약 목적지가 따로 없으면, 아무리 채널을 잘 키워도 결국 플랫폼 배만 불린다. 마케팅 노력의 최종 도착지가 남의 집이라면, 그 노력의 열매도 남의 것이 된다. 직접예약 목적지를 갖는다는 건 이 흐름을 내 쪽으로 돌려놓는 일이다.
그렇다고 직접예약이 공짜는 아니다
직판을 미화할 생각은 없다. 직접예약에는 분명한 어려움이 있다. 플랫폼이 만들어주던 초기 유입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고, 처음 보는 사이트에 카드를 꺼내는 데 대한 결제 신뢰 장벽이 있다. 노쇼·취소·환불과 결제 처리, 그리고 여러 채널을 동시에 열었을 때의 캘린더 동기화(더블부킹 리스크)까지 직접 감당해야 한다. 손이 더 가는 건 분명하다. 결국 직판은 공짜가 아니라, 수수료를 내 노동·마케팅·리스크로 바꾸는 일이다. 이 교환이 남는 장사인지는 규모와 운영 여력에 따라 다르다.
현실적 정답은 '끊기'가 아니라 멀티채널
그래서 답은 에어비앤비를 끊는 게 아니라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발견(신규 고객)은 플랫폼, 관계·재방문(단골)은 직판. 에어비앤비를 신규 고객 획득 채널로 계속 쓰되, 한 번 다녀간 손님은 직접예약으로 옮겨오는 구조다. 처음부터 크게 벌이지 말고 단계로 접근하는 게 현실적이다.
- 1단계 — 다녀간 게스트의 재방문 경로(카카오톡 채널, 네이버 예약)를 먼저 만들어 둔다.
- 2단계 — 체크아웃 안내·환영 키트에 재방문 시 직접예약 혜택을 자연스럽게 알린다.
- 3단계 — 인스타·블로그의 최종 링크를 에어비앤비가 아니라 내 예약 목적지로 바꾼다.
- 4단계 — 캘린더 동기화 도구로 더블부킹을 막고, 직판 비중을 조금씩 늘린다.
한국형 직판은 거창한 홈페이지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번듯한 자체 홈페이지부터 만들 필요가 없다. 게스트가 카톡 문의와 네이버 검색·예약을 선호하기 때문에, 네이버 예약·플레이스·블로그 + 카카오톡 채널 + 인스타그램 조합으로 시작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다. 특히 네이버 예약은 신뢰와 결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해 준다. 여기에 여기어때·야놀자 같은 국내 OTA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국내 OTA 역시 수수료와 종속 문제는 에어비앤비와 똑같다. OTA는 어디까지나 신규 유입용이고, 단골의 최종 목적지는 내가 소유한 채널로 두는 게 핵심이다.
에어비앤비 vs 직접예약: 한눈에 비교
| 항목 | 에어비앤비 | 직접예약(직판) |
|---|---|---|
| 비용 구조 | 정률 수수료(약 15.5%), 매출↑이면 비용↑ | 주로 월 정액, 매출 늘어도 비용 고정 |
| 고객 데이터 | 호스트에게 명단·연락처 남지 않음 | 고객 정보를 내가 소유 |
| 브랜딩 | 리스팅 1개, 사진·가격·별점으로 비교 | 브랜드명으로 검색·기억됨 |
| 유입 | 플랫폼이 신규 고객을 데려옴 | 초기 유입을 직접 만들어야 함 |
| 리스크 | 알고리즘 변화·계정 정지 시 예약 단절 | 노쇼·환불·결제·더블부킹 직접 처리 |
수수료율 자체는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수수료를 내는 예약의 비중은 내가 설계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의 유입력은 그대로 쓰되, 애써 모은 단골과 데이터는 내 쪽으로 가져오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