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업, 지금 과열인가요? 이 질문에는 예라고도, 아니오라고도 답할 수 없습니다. 문 닫는 동네와 방이 모자란 동네가 같은 지도 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바꿔야 답이 보입니다.
[[chart:keyfacts|무엇을 세었나|에버픽 자체 집계: 전국 인허가 원부(일괄 재신고 보정)+한국관광공사 방문자, 2026-06 기준|10,045곳@최근 12개월 신규 인허가;225곳 중 6곳@세 신호가 겹친 시군구;34.4%@폐업 업소 중 3년 미만]]여는 문과 닫는 문이 함께 늘었습니다
지난 1년, 새로 문을 연 숙소가 1만 곳을 넘었습니다. 그 속도도 1년 전보다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3천 곳 넘게 문을 닫았고, 문을 닫은 곳 셋 중 하나는 연 지 3년을 못 채운 곳이었습니다. 과열이라면 다들 몰려들기만 해야 하고, 침체라면 다들 떠나기만 해야 하는데, 지금은 두 가지가 같은 시기에 함께 벌어지고 있습니다.
장부를 업태별로 갈라 보면 이유가 보입니다. 시장이 하나가 아닙니다. 여관이 조용히 문을 닫는 그 자리로 도시민박이 밀고 들어옵니다. 지난 1년 새로 문을 연 여관은 쉰 곳이 안 되는데, 문을 닫은 여관은 삼백 곳입니다. 농어촌민박은 늘었다기보다 주인이 바뀌는 중입니다. 새로 여는 곳 셋에 문 닫는 곳이 둘꼴입니다. 낡은 업태에서 새 업태로 갈아타는 중이라, 전국 평균 온도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숙박매거진이 행정안전부 등록 현황을 분석한 기사도 최근 폐업이 노후 업소와 농어촌민박에 몰린다고 같은 흐름을 짚었습니다.
이 갈아타기가 왜 하필 지금 빨라졌는지도 장부가 귀띔합니다. 무등록으로 영업하던 도시민박들이 제도 안으로 들어오는 국면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정은 뒤에서 판정을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과열은 있습니다, 다만 동네 단위로
그렇다고 과열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동네 단위로만 옵니다. 공급이 빠르게 늘고, 손님은 못 따라오고(손님은 한국관광공사 방문자 통계로 셌습니다), 문 닫는 곳까지 잦다. 저희는 이 세 신호가 한 동네에 함께 겹칠 때만 과열이라 불렀습니다. 비교할 수 있는 전국 시군구 가운데 여섯 곳이 여기 해당했습니다.
대전 서구가 가장 뚜렷합니다. 1년 새 숙소가 절반 넘게 늘었는데, 손님은 제자리걸음에 가까웠습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열 배 가까이 빠르게 늘어난 동네에서는, 결국 옆집 손님을 서로 빼앗는 싸움이 됩니다.
여섯 곳의 수치를 표로 보기
| 지역 | 1년 공급 증가 | 수요 증가 | 최근 1년 폐업률 |
|---|---|---|---|
| 대전 서구 | +56.8% | +5.1% | 5.8% |
| 수원시 | +17.8% | +6.2% | 5.1% |
| 대전 동구 | +15.6% | +2.2% | 4.7% |
| 여주시 | +10.1% | +4.6% | 5.8% |
| 완주군 | +9.5% | +2.7% | 6.6% |
| 포항시 | +9.0% | +4.0% | 4.0% |
다만 여섯 곳의 결이 같지는 않습니다. 대전 서구와 동구, 수원은 신규의 열에 여덟아홉이 도시민박이라, 뒤에서 말할 서울과 같은 등록 물결이 섞였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명단에 남긴 것은 폐업률과 수요 정체가 서류와 무관한 실측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여주와 완주, 포항은 그런 성분이 거의 없이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습니다. 이 셋이 이번 판정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입니다.
기준이 자의적이지 않은지도 따져봤습니다. 잣대를 조이면 다섯 곳으로 줄고 늦추면 열두 곳까지 늘어나는데, 대전 서구와 동구, 수원, 여주, 완주는 어느 잣대에서도 남습니다. 서울 강북구처럼 폐업률 하나가 아깝게 모자라 빠진 경계 동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판정은 예고이기도 합니다. 지난 몇 해의 흐름대로라면 올해 문을 연 1만 곳 가운데 여섯에 하나꼴은 3년 안에 닫습니다. 그 폐업은 전국에 고르게 오지 않습니다. 지금도 폐업률은 동네에 따라 세 배 넘게 벌어져 있고, 공급이 손님보다 몇 배씩 빨리 늘어난 동네가 그 앞줄에 섭니다.
반대편에도 동네가 있습니다
같은 나라, 같은 시기에 정반대 동네도 있습니다. 인제군은 찾아오는 사람이 사분의 일 넘게 늘었는데 숙소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서귀포와 남해, 옹진, 완도도 손님이 느는 속도가 숙소가 느는 속도보다 빠릅니다. 문 닫는 동네만 보면 접을 이유가 되고, 방이 모자란 동네만 보면 서두를 이유가 되는 셈입니다. 다만 이쪽은 느는 속도의 이야기입니다. 서귀포처럼 이미 방이 많다는 진단이 나온 동네에서는, 늘어난 손님이 지금 비어 있는 방부터 채웁니다. 속도만 보고 방이 모자라다고 읽으면 안 됩니다.
서울은 판정에서 뺐습니다
강남만 떼어놓고 보면 숙소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동네입니다. 그런데 신규 열에 아홉이 도시민박 등록입니다. 새로 생긴 숙소와 원래 하던 곳이 뒤늦게 등록한 숙소가 한 통계 안에 섞여 있고, 이 둘을 가르지 못하는 한 강남에 과열이라는 판정을 내리는 건 정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은 뺐고, 같은 잣대로 대전 서구와 동구, 수원에도 위의 유보를 달았습니다.
내 동네는 어느 쪽인지 보는 법
이 글이 대신 봐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사장님이 봐둔 동네가 여섯 곳 쪽인지 반대편인지는 상권 지도에서 그 시군구를 검색하면 공급과 수요의 추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후보 주소까지 정해졌다면 임장 리포트가 그 지점 반경의 경쟁과 수요를 짚습니다.
답은 평균이 아니라 동네에 있습니다
"과열인가요?"라는 질문에 저희가 낸 답은 이렇습니다. 시장은 끓지도, 식지도 않았습니다. 갈라졌습니다. 물어야 할 질문은 "지금 해도 되나"가 아니라 "어디서, 어떤 업태로"입니다. 그 답은 전국 평균이 아니라, 사장님이 봐둔 그 동네의 숫자 안에 있습니다.
이 진단이 맞다면 다음 분기 숫자는 이렇게 움직여야 합니다. 여섯 동네에서는 신규 인허가가 꺾여야 합니다. 분기마다 같은 잣대로 다시 세어, 이 예측이 맞았는지부터 이 자리에서 확인하겠습니다.
가격과 점유율은 이 장부에 없고, 방문자는 손님의 대리지표이며, 셈의 단위는 시군구입니다. 판정 기준은 영업 30곳 이상 시군구 225곳에서 공급 증가 상위 3분의 1, 수요 증가보다 3%p 이상 빠른 공급, 폐업률 상위 3분의 1을 모두 채운 곳입니다. 이 잣대 안에서만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