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텔 예약이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해서, 챗GPT에 한 줄을 적었습니다. "서울 북촌 계동 근처 한옥스테이, 12월 첫째 주말, 2인." 몇 초 뒤, 링크 목록 대신 계동의 골목 지도가 대화창 안에 펼쳐졌습니다. 숙소를 찾는 자리가 검색창에서 대화로 옮겨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두 번 했습니다. 한 번은 예약 앱을 불러서, 한 번은 앱 없이 맨 대화로.
실험 하나, 앱을 부르면 OTA의 판입니다

첫 실험은 챗GPT 안에서 돌아가는 부킹닷컴 앱입니다. 2025년 10월부터 오픈AI는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같은 외부 앱을 대화 중에 불러 쓸 수 있게 열어뒀습니다. 북촌 계동을 조건으로 넣자 이도한옥(별점 5.0, 게스트하우스)과 아날로그한옥(별점 4.6, 호텔)이 지도 위에 카드로 올라왔고, 12월 첫째 주말이라는 말을 알아서 날짜로 풀어 2박 기준까지 맞춰놨습니다.

해외 조건(11월 초 마이애미비치, 수영장)에서도 가격표 붙은 카드가 나란히 떴습니다. 물론 선은 있습니다. 요금은 앱 스스로 참고가라고 밝히고, 예약 버튼을 누르면 결제는 부킹닷컴 사이트로 넘어가서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 실험이 증명하는 건 정확히 하나입니다. 지도에 뜬 한옥들은 글을 잘 써서 뜬 게 아니라, 부킹닷컴에 등록돼 있고 평점이 쌓여 있어서 떴습니다. 앱을 부르는 경로에서 카드의 재료는 전부 OTA의 재고와 데이터입니다.
실험 둘, 앱 없이 물으면 다른 재료가 보입니다

두 번째 실험은 앱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로그인도 하지 않은 무료 세션에서 "북촌에서 조용한 한옥스테이 추천해줘, 어디서 본 정보인지 출처도 알려줘"라고만 적었습니다. 이번에도 지도와 카드가 떴는데, 재료가 달랐습니다. 숙소 카드와 평점은 구글 지역 검색 정보, 그러니까 구글 비즈니스 프로필에서 왔습니다. 락고재를 소개할 때는 서울 공식 관광 안내(Visit Seoul)를 출처로 달았고, 방음 얘기를 할 때는 예약 앱에 달린 손님 후기 문장을 따옴표째 인용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AI가 내 숙소를 말할 때 쓰는 재료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구글에 등록된 프로필, 공식 안내 페이지, 예약 채널의 후기. 내가 어디에도 글을 안 썼어도 AI는 이 재료들로 내 숙소를 이미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재료를 지금 내가 관리하고 있느냐입니다.
그 사이 큰돈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메리어트 CEO 앤서니 카푸아노는 월스트리트저널 리더십 인스티튜트 인터뷰에서 "대형 호텔 브랜드보다 OTA라면 더 걱정하겠다"고 했습니다. AI 도구가 예약을 호텔 시스템에 바로 연결해줄 때 수수료를 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켜봐 달라"는 답을 골랐습니다. 확답은 아닙니다. 다만 여행사에 내던 돈이 AI에게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세계 최대급 호텔 체인이 굳이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구글은 식당 예약과 공연 티켓 같은 에이전트 예약을 AI 모드에서 이미 돌리고 있고, 호텔과 항공도 대화 안에서 예약을 끝내는 기능을 파트너들과 만들고 있다고 공식 블로그에 적었습니다. 스키프트는 이달 초 구글이 호텔 에이전트 예약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확인 보도했고, 익스피디아는 7월 말 AI 여행 스타트업 레일라(Layla)를 인수했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어둘 게 있습니다. 메리어트가 덜 걱정하는 이유는 이름이 있어서입니다. 손님이 이름으로 검색하고, 자기 예약 채널이 있고, 멤버십이 있습니다. 개인 숙소는 그 세 개가 없거나 작습니다. 이 인터뷰가 호스트에게 주는 메시지는 "너도 안전하다"가 아니라, 안전한 쪽이 뭘 갖고 있는지입니다.
AI 앞에서 숙소는 세 층으로 존재합니다
두 실험과 업계 움직임을 겹치면 그림이 나옵니다. 참고로 에어비앤비는 2026년 8월 현재 오픈AI가 공개한 챗GPT 앱 목록에 없습니다. 에어비앤비에만 올려둔 숙소라면 대화에서 이름이 스칠 수는 있어도, 사진과 요금과 예약 버튼이 붙은 카드로 서기는 어렵습니다.
| 층 | 내용 | 지금 누가 잡고 있나 |
|---|---|---|
| 1층 문장 | AI가 내 숙소를 뭐라고 말하는가 | 구글 프로필, 공식 안내, 후기 |
| 2층 카드 | 사진, 요금, 평점이 붙어서 보이는가 | OTA |
| 3층 예약 | AI가 빈방을 확인하고 예약까지 하는가 | 테스트 단계(구글) |
2층과 3층은 플랫폼들의 싸움이라 개인이 당장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다만 1층의 재료들은 다릅니다. 구글 프로필도, 후기도, 내 숙소를 설명하는 글도, 호스트가 직접 만지거나 늘릴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준비하면 되나
오늘 30분이면 되는 일부터. 첫째, 챗GPT나 구글 AI 모드에 내 숙소 이름을 넣어봅니다. 지금 뭐라고 대답하는지, 틀린 정보는 없는지 확인하는 게 출발점입니다. 둘째, 구글 비즈니스 프로필과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최신으로 맞춥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 지도와 카드의 원천이 바로 이 지역 정보였습니다. 셋째, 카드가 뜨는 예약 채널의 리스팅을 점검합니다. 사진, 시설 정보, 요금이 정확한지. 첫 실험이 증명한 유일한 노출 경로가 여기입니다.
이번 달에는 내 글을 한 편. 솔직하게 선을 긋겠습니다. 어제 만든 페이지가 "북촌 조용한 한옥" 같은 발견 질문의 답을 바로 차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자리는 구글 프로필과 관광 안내와 후기가 잡고 있습니다. 대신 확실하게 이기는 판이 있습니다. 손님이 이미 내 숙소 이름을 알고 묻는 질문입니다. "여기 주차 되나요", "체크인 몇 시예요". 지금 이 질문에 AI는 어딘가서 주워온 정보로 답합니다. 손님이 자주 묻는 것들을 내 이름이 박힌 자체 페이지에 정확히 적어두면, 그 답의 출처가 내가 쓴 문장으로 바뀝니다. 직접예약 채널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하는 이유와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다음 단계는 방향만. AI가 빈방을 확인하고 예약까지 대신 끝내주는 날이 오면, 빈방과 요금이 실시간으로 기계에 읽히는 숙소부터 그 손님을 받게 됩니다. 소개만 하고 끝나는 홈페이지로는 안 되고, 예약과 결제까지 돌아가는 직판 사이트가 그 조건에 맞습니다. 팬지(Panzy)가 정확히 이 세 층을 위한 도구입니다. 숙소의 이야기와 저널을 담는 자체 사이트로 1층의 재료를 쌓고, 30여 개 OTA와의 직접 연동으로 2층 카드에 오르며, 실시간 빈방과 요금으로 돌아가는 예약·결제가 3층이 열릴 때의 조건을 갖춥니다. 예약부터 결제까지 실제 화면으로 둘러본 기록은 팬지 소개 글에 있습니다. 오늘의 AI가 내 숙소 매출을 바꾸지는 않으니 서두를 건 없습니다. 다만 손님이 AI에게 내 숙소를 물었을 때 나올 대답의 재료는, 오늘 점검한 프로필과 오늘 적어둔 문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