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공유숙박 플랫폼에 올려 내국인 손님을 받으면, 그 순간 불법 영업이 된다. 외국인 손님이라면 합법일 수 있는 같은 집, 같은 침대가 손님의 국적에 따라 합법과 불법을 오가는 셈이다. 한국 공유숙박 규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지금 정부와 국회가 손보려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2025년 하반기 미등록 숙소 대규모 퇴출, 2026년 상반기 서울 도시민박업 인허가 급증, 그리고 내국인 허용 개정 논의까지 — 시장이 한꺼번에 움직이고 있다. 지금 숙소를 운영 중이거나 시작을 고민하는 호스트가 알아야 할 법제 전체를 한 장의 지도로 정리했다.
현행 법제 지도: 주택에서 손님을 받는 세 가지 합법 경로
호텔·모텔처럼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으로 신고하지 않고 '주택'에서 유료로 손님을 재우는 방법은 현행법상 크게 세 가지다. 어떤 집에서, 누가, 누구에게 파느냐에 따라 적용 법률이 갈린다. 세 업종의 핵심 조건을 법령과 공식 안내 기준으로 간추리면 이렇다.
| 구분 |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 농어촌민박 | 한옥체험업 |
|---|---|---|---|
| 근거 법령 | 관광진흥법 및 같은 법 시행령 | 농어촌정비법 | 관광진흥법 |
| 등록·신고 기관 | 관할 시·군·구청(등록) | 관할 시·군·구청(신고) | 관할 시·군·구청(등록) |
| 가능 지역 | 도시지역 | 농어촌·준농어촌 지역 | 전국(한옥이라면 도시도 가능) |
| 호스트 요건 | 본인이 실제 거주하는 단독·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 | 해당 지역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의 주택 | 한옥 요건 충족, 실거주 의무 없음 |
| 내국인 손님 | 불가(외국인 관광객만) | 가능(내·외국인 모두) | 가능(내·외국인 모두) |
| 면적 제한 | 연면적 230㎡ 미만 | 연면적 230㎡ 미만 | 별도 연면적 상한 없음 |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 도시 호스트의 기본 선택지
도시지역에서 유일하게 열려 있는 정식 등록 경로다. 핵심 조건은 두 가지. 호스트가 그 집에 실제로 거주해야 하고,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이어야 한다. 등록 대상은 단독·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으로, 오피스텔은 주택이 아니라서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지자체에 따라 이웃 동의 등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니 등록 전에 관할 구청 관광 부서에 확인하는 편이 빠르다.
농어촌민박 — 내국인을 받을 수 있는 가장 넓은 문
농어촌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민박은 처음부터 내·외국인 구분이 없다. 다만 무대가 농어촌·준농어촌 지역으로 한정되고, 해당 지역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 본인 주택으로 운영해야 하며, 연면적 230㎡ 미만 제한이 붙는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시골에 빈집을 사서 원격으로 돌리는 구조는 원칙적으로 이 요건에 걸린다.
한옥체험업 — 도시에서 내국인을 받는 사실상 유일한 등록 업종
건물이 한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옥체험업은 관광진흥법상 별도 업종으로, 지역 제한도 내국인 금지도 없고 호스트 실거주 의무도 없다. 서울 북촌·서촌이나 전주 한옥마을의 한옥스테이가 내국인 손님을 합법적으로 받는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물론 건축 양식이 한옥 요건을 충족해야 하니, 아무 집에나 열려 있는 길은 아니다.
핵심 쟁점: 왜 도시에서는 내국인을 받으면 불법인가
문제의 뿌리는 도시민박업 이름 앞에 붙은 '외국인관광'이라는 접두어다. 이 업종은 애초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설계됐고, 내국인 숙박은 업종 정의에서부터 빠져 있다. 에어비앤비는 공식 입장문에서 자사가 영업하는 나라들 가운데 도시지역 내국인 이용을 원칙적으로 막는 곳은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고 지적하며, 실거주 의무와 건축물 유형 제한 역시 글로벌 표준과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등록 없이 내국인을 받으면 어떻게 되나. 어떤 업종으로도 등록·신고하지 않은 유상 숙박 제공은 공중위생관리법상 미신고 숙박업에 해당해 벌금·징역형까지 가능한 형사처벌 대상이다. '한두 번은 괜찮겠지'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가 아니다.
다만 좁은 예외가 있다.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다. 위홈은 2019년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기업으로 지정돼 서울·부산에서 내국인 대상 연 180일 이내 영업을 허용받았고(2025년부터 원룸·1.5룸은 특례 대상에서 제외), 미스터멘션·에어비앤비를 통한 실증특례(2024년 10월 14일~2026년 10월 13일, 1회 연장 가능)도 서울·부산에서 호스트 실거주·연면적 230㎡ 미만 조건으로 내국인 숙박을 연 180일까지 허용한다. 특례는 기간·지역·플랫폼이 모두 한정된 임시 제도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2025~2026년, 시장이 뒤집힌 세 장면
미등록으로 버티는 방식이 끝났고, 내국인을 받는 길이 제도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근 2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장면 1 — 미등록 숙소 약 3만 개, 플랫폼에서 퇴출
에어비앤비는 국내 숙소에 영업신고 정보 등록을 의무화하고 유예기간을 거쳐 2025년 10월까지 미등록 숙소를 플랫폼에서 내리기로 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등록 숙소 약 7만 2,400개 가운데 정식 등록을 갖춘 곳은 7,198개에 그쳤고, 약 3만 개(전체의 41%)가 자발적 퇴출 수순을 밟았다. '미등록으로 버티기'가 통하던 시대가 플랫폼 차원에서 끝난 것이다.
장면 2 — 서울 도시민박업 인허가, 1년 치를 5개월 만에 두 배로
퇴출의 반대편에서 합법 등록이 폭증했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2026년 1~5월 서울의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인허가는 3,428건으로, 2025년 연간 실적(1,682건)의 두 배를 5개월 만에 넘었다. 전년 대비 약 400% 성장 속도다. 마포구가 1,674건으로 압도적 1위, 용산구 518건·종로구 417건이 뒤를 이었다. 배경에는 2025년 방한 외래객 1,870만 명(역대 최고)이라는 수요, 그리고 30년 이상 건축물도 안전점검을 받으면 인허가 대상에 포함하도록 한 규제 완화(2025년 10월 시행)가 있다.
장면 3 — 내국인 허용, 어디까지 왔나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초 내국인 대상 도시지역 민박업 도입 방향을 공개했다. 당시 보도로 알려진 골자는 호스트 실거주 의무가 없는 독채 영업 허용, 연간 영업일수 180일 제한, 연면적 230㎡ 이하, 오피스텔·전용주거지역 제외, 법인·임대사업자 불허 등이다. 다만 정부는 정책브리핑을 통해 영업일수 등 구체 내용은 '합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고, 2025년 10월 서비스산업 관련 TF에서 내국인 공유숙박 제도화가 다시 논의됐다. 2026년 7월 현재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위 조건들은 모두 '논의 중인 방향'이지 확정된 제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에어비앤비는 3천만 외국인 관광객 달성을 위해 실거주 의무 배제와 건축물 유형 확대까지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고, 기존 숙박업계는 공급 과잉과 주거 침해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최종 조문은 달라질 수 있다.
호스트 행동 지침: 지금 합법으로 운영하고, 개정에 대비하는 법
먼저 내 집이 어느 업종에 해당하는지 확정한다. 그다음이 내국인 수요를 합법 경로로만 받는 일이다.
- 내 집이 어느 업종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한다. 도시+본인 실거주 주택이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농어촌 거주 주민이면 농어촌민박, 한옥이면 한옥체험업이다. 오피스텔은 세 업종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 내국인 수요는 합법 경로로만 받는다. 도시에서는 규제샌드박스 특례 플랫폼(서울·부산, 연 180일 한도)이 유일한 통로이고, 그 밖에는 한옥체험업·농어촌민박만 가능하다.
- 미등록 운영은 이제 플랫폼이 먼저 걸러낸다. 영업신고 정보 없이는 노출 자체가 막히는 구조로 바뀌었으니, 시작 전에 등록을 마치는 것이 순서다.
- 등록했다면 세금 체계를 갖춘다. 사업자 등록과 소득 신고는 등록 숙소의 기본기다. 구체적인 신고 방법은 에어비앤비 호스트 세금 가이드에 정리해 뒀다.
- 수수료 구조를 이해하고 직접 예약 채널을 병행한다. 합법 등록 숙소가 급증하면 경쟁은 수익 구조 싸움이 된다. 호스트 수수료와 직접 예약 전략을 참고하자.
- 개정에 대비해 물건 조건을 점검한다. 논의 중인 방향(180일·230㎡·독채 허용·법인 불허)이 유지된다면, 이미 요건을 충족하는 실거주 주택 보유자가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숙박이 어렵다면 유휴 공간 수익화처럼 규제 부담이 덜한 활용법도 대안이 된다.
고지: 이 글은 2026년 7월 기준 공개 자료를 정리한 것이며, 법령과 지자체 조례·해석은 수시로 바뀐다. 등록·운영에 관한 최종 판단은 반드시 관할 지자체(시·군·구청 관광 부서)와 문화체육관광부 확인을 거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