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있었고 준비도 돼 있었습니다. 마포구에서 공유숙박을 준비하던 사람이 수개월째 영업신고를 못 하고 있는 이유는 시설도 돈도 아니었습니다. 이웃 동의서였습니다.
2026년 8월 초 헤럴드경제가 전한 공동주택 등록 요건은 이렇습니다. 건물 전체 세대의 과반, 그리고 같은 층 전체와 바로 위·아래층 세대의 동의. 한 집만 고개를 저으면 거기서 멈춥니다. 정부가 올해 방한 외국인 2,300만 명, 2029년까지 3,000만 명을 목표로 내건 시점이라 이 대비는 더 도드라집니다.
이 요건, 관광진흥법에는 없습니다
관광진흥법 시행령에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이 요구받는 건 이렇습니다. 업종 정의(제2조)에서 주택 유형(단독·다가구·아파트·연립·다세대)과 신청인의 실제 거주, 그리고 등록 기준(별표 1)에서 연면적 230제곱미터 미만, 외국어 안내 체계, 소화기 1개 이상과 객실마다 단독경보형감지기·일산화탄소 경보기(개별난방인 경우). 여기까지입니다. '동의'라는 말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구청 창구에서는 동의서를 요구받습니다. 출처는 다른 줄기에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관리규약이 먼저 있고, 예컨대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제65조)은 관리주체의 동의 기준으로 "해당 통로(복도식은 해당 복도 층)에 거주하는 입주자 등의 과반수 동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인접세대(직상하층 포함)의 동의는 반드시"라고 적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등록 업무처리 지침은 담당자에게 관리규약이 동의를 요구하면 동의서를 첨부하게 하고, 규정이 포괄적이면 가급적 동의서를 받도록 행정지도하라고 안내합니다.
정리하면, 관광 법령이 아니라 주택 관리 법령의 요건이 등록 창구에서 만나는 구조입니다. 보도가 전한 범위(건물 전체 과반)와 서울시 준칙의 문언(해당 통로·복도 층 과반)이 서로 다른 것도 이 구조 때문입니다. 같은 요건이 단지의 관리규약과 창구의 해석에 따라 이만큼 벌어집니다.
여기서 실무에 바로 쓰는 결론이 하나 나옵니다. 법정 요건이 아니라 창구 안내가 기준이라는 건, 담당자가 바뀌면 말도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통화로만 듣지 말고 메일이나 민원 회신으로 받아 두세요. 나중에 "그런 안내를 한 적 없다"가 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아파트의 첫 관문은 이웃이 아니라 관리규약입니다
아파트라면 이웃 서명을 부탁하기 전에 볼 것이 있습니다. 단지 관리규약입니다. 규약에 숙박·영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 있으면 이웃 전원이 서명해도 관리주체 동의에서 멈춥니다. 순서상 관리규약 열람이 서명 부탁보다 먼저이고, 관리사무소에 요청하면 볼 수 있습니다.
규약이 열려 있다면 그다음이 관리주체 동의서와 이웃 세대 동의서입니다. 어느 범위까지 받을지는 위에서 본 대로 단지와 구청에 따라 다르므로, 서류를 만들기 전에 관할 구청 관광 담당에게 내 단지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문이 좁아도 들어가는 사람들
인허가 원부로 보면 지금 영업 중인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은 전국 10,894곳, 그중 서울·부산이 7,968곳입니다. 그리고 신규 등록은 해마다 늘었습니다.
2021년 257곳에서 2025년 3,454곳, 4년 만에 열세 배가 넘습니다. 올해도 8월 초까지 이미 2,995곳입니다. 다만 이 숫자의 대부분은 설득을 잘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동의가 가능한 집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집의 조건은 대략 이렇습니다.
- 세대 수가 적은 단지 — 과반이 필요하다면 100세대와 1,000세대는 난도가 다릅니다
- 자가 거주 비율이 높은 곳 — 임차 세대가 많으면 서명을 받을 상대부터 애매해질 수 있습니다
- 관리규약에 숙박·영업 금지 조항이 없는 곳
- 건물 전체를 본인이 소유·거주하는 다가구·단독주택 — 이 경우 이웃 동의 관문 자체가 없거나 가볍습니다. 다만 세입자가 있는 다가구는 구청에 따라 같은 건물 세대 전체의 동의를 요구하기도 하니 "다가구면 무조건 쉽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이미 거절당한 분이라면, 동의는 설득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세대가 많고 임차 비율이 높은 단지는 과반을 모으는 것 자체가 산술적으로 어렵습니다. 못 한 게 아니라 안 되는 단지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거절 사유가 소음이나 보안이었다면 하우스룰과 체크인 규칙을 문서로 만들어 다시 설명해볼 수 있고, 그래도 안 되면 그 집이 아니라 다른 집을 찾는 편이 빠릅니다.
개편 논의는 어디까지 왔나
8월 보도에서 한국관광학회장이 내놓은 방향은 사전 규제를 완화하고 사후 관리를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등록 문턱을 낮추는 대신 문제가 생긴 숙소를 걸러내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자는 얘기입니다.
내국인 숙박 쪽에서는 이미 실험이 돌아가고 있고, 트랙이 둘로 갈렸습니다. 서울·부산에서 지정 플랫폼을 거치면 연 180일까지 내국인을 받을 수 있는데, 위홈 트랙은 2026년 5월 규제샌드박스 심의에서 실증특례를 넘어 임시허가로 전환됐고, 미스터멘션·에어비앤비 트랙은 실증 기본 기간이 2026년 10월 13일에 끝나 연장 여부가 하반기의 관전 지점입니다. 제도가 굳어지는 방향으로 가고는 있지만 아직 법 개정은 아닙니다. 특례의 조건은 내국인 공유숙박 2026 하반기 정리에, 국적에 따라 합법이 갈리는 구조는 공유숙박 규제 해설에 있습니다.
동의 요건이 어떻게 정리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계약서에 도장부터 찍고 제도 개편을 기다리는 건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등록을 검토 중이라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 관리규약부터 열람하세요. 숙박·영업 금지 조항이 있으면 그 단지에서는 시작 전에 끝난 것입니다
- 구청 관광 담당에게 내 단지의 동의 범위를 확인하고, 답을 문서로 받아 두세요. 창구 안내가 사실상의 기준이라 문서가 곧 보험입니다
- 막혔다면 집의 조건을 바꾸는 쪽이 빠릅니다. 위의 네 가지 조건에 맞는 집을 찾거나, 읍·면 지역이라면 농어촌민박이 다른 문입니다. 등록 절차 전체는 도시민박업 등록 가이드에 있습니다
읍·면 쪽을 검토하게 됐다면 농어촌민박은 조건이 완전히 다릅니다. 지역·주택 유형·거주 요건 세 가지로 30초면 걸러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보도와 공개 자료를 근거로 한 일반 정보이며, 등록 요건의 최종 기준은 관할 지자체의 안내가 우선합니다. 실증특례 연장 여부와 제도 개편이 확정되면 이 글도 갱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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