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창업을 검토하면 가장 먼저 궁금한 게 "이 시장에 사람이 몰리고 있나"다. 그런데 그 답을 숫자로 정리해 둔 곳이 없다. 행정안전부 인허가 원부는 공개돼 있지만, 8만 건을 업태별·지역별로 묶어 개업과 폐업을 나란히 놓은 자료는 찾기 어렵다.
그래서 직접 집계했다. 2026년 7월 29일 기준 영업 중으로 신고된 숙박업소 84,391곳, 그리고 최근 1년(2025년 7월 30일 이후) 개업·폐업 내역이다.
전국: 개업 9,748곳, 폐업 3,314곳
최근 1년 사이 새로 신고된 숙박업소는 9,748곳, 폐업 처리된 곳은 3,314곳이다. 개업이 폐업의 2.9배다. 총량만 보면 공급이 들어오는 시장이다.
다만 총량은 별로 쓸모가 없다. 늘어나는 쪽과 닫는 쪽이 서로 다른 업태이기 때문이다.
업태별로 갈라 보면 정반대다
영업 중 300곳 이상인 업태만 정리했다. '신규 비율'은 현재 영업 중인 업소 가운데 최근 1년 내 신고된 곳의 비중이다.
업태별 영업 중·최근 1년 개업·폐업 (2026-07-29 기준)
| 업태 | 영업 중 | 1년 개업 | 1년 폐업 | 신규 비율 |
| 농어촌민박(펜션·민박) | 36,544 | 3,290 | 2,352 | 9.0% |
| 여관업 | 16,300 | 50 | 299 | 0.3% |
| 외국인관광 도시민박(게스트하우스) | 10,797 | 4,422 | 325 | 41.0% |
| 숙박업(생활) — 생활숙박 | 7,131 | 904 | 128 | 12.7% |
| 관광숙박업 | 3,386 | 523 | 26 | 15.4% |
| 일반호텔 | 2,831 | 85 | 28 | 3.0% |
| 한옥체험업 | 2,560 | 285 | 52 | 11.1% |
| 숙박업 기타 | 1,720 | 105 | 38 | 6.1% |
| 여인숙업 | 1,484 | 3 | 48 | 0.2% |
| 관광호텔 | 1,451 | 73 | 14 | 5.0% |
게스트하우스: 10곳 중 4곳이 1년 안에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이다. 영업 중 10,797곳 가운데 4,422곳이 최근 1년 내 신고된 신규다. 41%다. 지금 문을 연 게스트하우스 열 곳 중 넷은 1년이 안 됐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폐업은 325곳으로 개업의 7% 수준이다.
업태 전체 개업 9,748곳 중 4,422곳, 즉 전국 숙박업 신규 개업의 45%가 도시민박 하나에서 나왔다. 도심 주택을 활용하는 형태라 건물 신축이 필요 없고, 진입 문턱이 낮은 결과로 보인다.
호스트 입장에서 이 숫자는 기회가 아니라 경고에 가깝다. 41%가 신규라는 건 내 옆집도 최근에 열었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가격 경쟁이 이미 시작된 시장이다.
함정: 폐업의 71%는 펜션·민박이었다
'펜션 창업'은 가장 흔한 검색어지만, 데이터는 다른 쪽을 보여준다.
최근 1년 폐업 3,314곳 중 2,352곳(71%)이 농어촌민박이다. 같은 기간 개업은 3,290곳이었다. 즉 100곳이 문을 여는 동안 71곳이 닫았다. 순증은 938곳뿐이다.
진입이 쉬운 업태라 개업 수가 많고, 그만큼 이탈도 많다. 폐업한 3,314곳이 영업한 기간은 평균 8년이었지만, 1,059곳(32%)은 3년을 넘기지 못했다. 펜션·민박을 검토한다면 '열 수 있나'보다 '3년을 넘길 수 있나'가 실제 관문이다.
여관·여인숙: 신규 진입이 멈췄다
여관업은 영업 중 16,300곳으로 두 번째로 큰 업태인데, 최근 1년 신규는 50곳(0.3%)뿐이다. 여인숙업은 1,484곳 중 3곳이다. 두 업태 모두 폐업이 개업을 웃돌아 재고가 줄고 있다.
이 숫자를 뒤집어 보면, 시장에 기존 여관 건물이 계속 나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인허가 원부에는 폐업 사유가 없으므로, 매물이 늘어나는 원인을 이 데이터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지역: 개업 수 상위와 '체질 변화' 상위는 다르다
지역을 볼 때는 두 지표를 나눠 봐야 한다. 개업 건수는 시장 크기를 따라가고, 신규 비율은 그 동네 숙박 구성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는지를 보여준다.
11~15위는 제주 서귀포시(198곳), 강원 강릉시(180곳), 서울 광진구(179곳), 경기 수원시(167곳), 경북 포항시(149곳)였다. 상위 15곳 중 8곳이 서울이다. 마포·종로·중구·용산은 관광 동선, 강남·광진·서대문·관악은 도시민박이 주택가로 퍼지는 흐름으로 보인다.
신규 비율 상위 시군구 (영업 중 200곳 이상)
| 시군구 | 영업 중 | 1년 개업 | 신규 비율 |
| 서울 강남구 | 580 | 298 | 51.4% |
| 서울 광진구 | 388 | 179 | 46.1% |
| 서울 성동구 | 315 | 138 | 43.8% |
| 대전 서구 | 245 | 107 | 43.7% |
| 서울 서대문구 | 539 | 232 | 43.0% |
| 서울 은평구 | 227 | 88 | 38.8% |
| 서울 관악구 | 576 | 207 | 35.9% |
| 서울 송파구 | 389 | 139 | 35.7% |
| 대전 중구 | 315 | 109 | 34.6% |
| 부산 수영구 | 835 | 287 | 34.4% |
강남구는 영업 중 580곳 중 298곳이 1년 내 신규다. 절반이 넘는다. 기존 숙박 재고가 적었던 동네에 도시민박이 빠르게 들어온 형태다. 대전 서구·중구가 상위에 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폐업이 많은 지역: 개업 상위와 겹친다
최근 1년 폐업 건수 상위 5개 시군구
| 시군구 | 1년 폐업 |
| 제주시 | 358 |
| 서귀포시 | 151 |
| 경주시 | 133 |
| 가평군 | 105 |
| 강릉시 | 79 |
| 거제시 | 70 |
| 태안군 | 69 |
| 통영시 | 66 |
| 양평군 | 62 |
| 남해군 | 61 |
6~10위는 거제시(70곳), 태안군(69곳), 통영시(66곳), 양평군(62곳), 남해군(61곳)이다. 폐업 상위는 펜션·민박 밀집 지역과 거의 겹친다. 제주시는 개업 506곳·폐업 358곳으로 둘 다 전국 최상위다. 공급이 몰리는 동네와 회전이 빠른 동네가 같은 곳일 수 있다는 뜻이고, 이 경우 '개업이 많다'를 좋은 신호로만 읽으면 곤란하다.
이 숫자가 호스트에게 뜻하는 것
도시민박(게스트하우스)을 검토한다면 — 41%가 신규인 시장이다. 후발 진입자가 기존 업소와 겨루는 게 아니라, 같은 해에 문을 연 곳들과 겨룬다. 차별점 없이 가격으로 붙으면 불리하다.
펜션·민박을 검토한다면 — 개업 100곳당 폐업 71곳, 폐업의 32%가 3년 미만이다. 초기 3년의 고정비(대출 이자·관리비·비수기 공실)를 버틸 수 있는지가 입지보다 먼저다.
기존 여관 건물을 볼 때 — 신규 진입이 0.3%인 업태라 매물은 계속 나온다. 다만 건물 용도와 소방·주차 요건이 현행 기준에 맞는지는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오래된 건물일 가능성이 높다.
후보 지점의 반경별 경쟁 업소 수, 건물 용도지역, 상권 임대료는 숙박 상권 지도에서 주소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위 집계와 같은 원본 데이터를 쓴다.
이 데이터의 한계
숫자를 잘못 읽지 않도록 네 가지를 밝혀 둔다.
1. 인허가·신고 기준이다. 미신고로 운영되는 숙소는 포함되지 않는다. 플랫폼 등록 여부와도 무관하다.
2. 폐업이 곧 실패는 아니다. 상호 변경·업태 변경·대표자 변경으로 재등록하면 이전 건이 원부에 폐업으로 남는다. 위 폐업 수치에는 이런 재등록 건이 섞여 있고, 원부에는 폐업 사유가 기록되지 않아 분리할 수 없다.
3. 행정 반영에 시차가 있다. 지자체의 인허가·폐업 처리에는 며칠에서 수 주가 걸린다. 최근 기간은 과소 집계될 수 있다.
4. '신규 비율'은 생존율이 아니다. 현재 영업 중인 업소 중 1년 내 신고분의 비중일 뿐, 특정 시점에 문을 연 업소가 몇 년 뒤 남아 있는지를 뜻하지 않는다.
모든 수치는 행정 기록에 근거한 참고자료로, 개별 사업의 성과나 인허가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기준 시점은 2026년 7월 29일이다. 원본 인허가 데이터는 매일 동기화하며, 집계는 기준 시점이 바뀔 때 다시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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